* 축구를 보고, 직접 하고, 공부하는 것 같은 축구와 관련한 모든 것을 "축구"라 칭하겠다.
* 글의 제목과 같은 이들을 편의상 "우리 혹은 우리들"이라 칭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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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보통 축구를 보다 보면 "VS"가 필연적으로 생긴다. 친구와 축구 시청을 즐긴다면 경쟁심으로 그 친구를 놀리기도 하고 친구가 좋아하는 팀이나 선수를 우리가 좋아하는 팀이나 선수와 비교하며 비하한다. 혹은 정말 순수함 하나로 A 선수는 길고 긴 축구 역사에서 어디쯤 위치해있을까 일명 "월드 클래스"이긴 한 걸까 또는 "레전드"급 선수인 건가와 같은 호기심으로 B, C, D.... 선수들과 비교하며 역대 순위를 가늠한다.
필자는 원래 이 글을 쓰기 전부터 쓰고 있었던 주제가 하나 있었지만 갑작스레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모르고 있다. 바로 “이것”은 정말 가볍다면 가볍고, 무겁다면 정말 무거운 VS에 대해 몇 자 끄적이려 한다.
필자는 그동안 수많은 축구 관련 커뮤니티를 속했고, 지금도 속해있다. 그러면서 수많은 상황을 보고 들었다. 내가 봐왔던 사람중 95% 이상은 "대중들의 인식", "이름값", "직접 봤던 선수" 이 세 개로 먼저 대충 선수의 순위를 가늠한다.
지네딘 지단을 예로 들어보자. '지네딘 지단' 하면 지단의 축구사적 순위와 관련한 수식어가 뭐가 먼저 떠오르는가? 아마 대부분은 "범접 불가 축구사 최고의 미드필더"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 당신은 "대중들의 인식"에 속았다. 이게 무슨 개똥 같은 소리냐고 할 것이다. 당신은 지단을 어릴 때 혹은 축구에 입문하면서 지금까지 보고 느끼고 들으며 습득한 대중들의 인식으로 만들어진 이름값으로 평가했을 것이다. 꼭 지단이 아니더라도 선수를 평가하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말이다. 원래 '절대'라는 말은 위험한 수식어이다. 하지만 이렇게 평가하는 것은 절대로 옳지 않다. 이는 당신의 축구관에 절대 이롭지 않으며 다른 이들의 축구관마저 더럽힐 수 있다. 따라서 저 수식어를 정확히 얘기하면 "범접 불가"라는 말을 빼고 "... 미드필더 중 하나"로 고쳐야 할 것이다.
![](https://blog.kakaocdn.net/dn/dzIChk/btsHNXgBDqi/Tb2jBqcsZqBG6ulQINXBa0/img.jpg)
그럼 도대체 어떻게 봐야 하는데?
먼저 내 말은 정답이 아니다. 내 말을 따를 필요도, 지지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위 상황보단 나을 거라고 확신한다. 중단원 세 개로 크게 나누겠다.
첫 번째로는 대중들의 인식에 흔들리지 않는 내 주관적인 선수평가기준을 철저히 만들어라. 한마디로 뚝심 있는 소신이 있어야한다. 누군가와 VS를 할 때 뚝심 있는 소신과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만 있다면 당신은 VS에서 질 수가 없다.
두 번째로는 이름값으로 절대 평가하면 안 된다. (이름값도 역시 대중들의 인식으로도 만들어질 수는 있는데, 이건 어느 정도 주관적인 것들이 가미될 수 있기에 따로 분류하였다.) 우리에겐 가장 가까우면서 제일 젊지만 이젠 멀어져야 할 한 미드필더가 있다. 그의 이름은 토니 크로스이다. 적어도 필자의 세대인 00년대 세대들은 토니 크로스의 이름을 어릴 때부터 많이 들으며 축구관을 넓혔기에 그의 이름값은 천정부지이다. 그러나 크로스는 그리 높은 이름값에도 불구하고 선수 평가를 한다면 객관적인 역대급 미드필더 라인 (크로스의 주 포지션인 중앙 미드필더에서의 TOP 10)에서는 명함을 못 내미는 수준이다. (앞서 말했듯이 주관적으로 선수를 평가하는 기준을 만들고 정확한 논리로 평가한다면 크로스 관련해 말했던 위 말을 알아들을 수 있을 것이다.)
![](https://blog.kakaocdn.net/dn/6FCga/btsHODu8Jle/YtOT58sXkdHefFHD93ukc1/img.png)
세 번째로는 직접 봤던 선수를 너무 올려 치거나 너무 내리침에 따라 보지 못한 선수를 너무 내려치거나 너무 올려 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인간은 아무래도 단순 축구가 아니더라도 직접 봤던 것에서 평가를 크게 좌지우지할 수 있다. 우리가 펠레, 마라도나를 못 봤으니 심하게 순위를 내리며 직접 본 메시, 호날두의 순위를 올린다면 이만큼 무지함을 티 내는 것이 있을까? 모르면 찾아보면 된다. 만일 그 선수에 대해 모른다면, 혹은 당신이 직접 본 선수를 평가할 수 있을 정도의 그 지식만큼 모르는 선수의 지식을 갖고 있지 않다면 평가를 안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상황을 하나 만들어보자. 내가 본 선수를 A, 보지 못한 선수를 B라 가정하고 A의 역대 순위가 궁금할 때 우리가 가져야 하는 태도는 "A 정도면 역대 센터백 (예시) TOP 10에는 들지 않을까?"가 아닌, "A가 역대 센터백 TOP 10에 들어갈 수 있을까? B 같은 선수들을 A를 아는 만큼 찾아봐야 정확한 평가를 내리겠구나."라고 말만 보면 좀 오글거리는 텍스트지만 올바른 태도고 기본적인 마인드 셋이라고 생각한다.
선수, 팀, 역사, 순위 등 여러가지 축구적 요소를 즐기는 방식은 다양하고 정답은 없지만, 기왕 즐기는 거 정답에 가까운 방식으로 보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던지며 마치겠다.